
Soziusierung, 함께 타고 바라보는 관계
‘Soziusierung’은 일반적인 독일어 단어라기보다 BLESS가 이번 프로젝트의 맥락에 맞춰 만든 조어에 가깝다. 중심이 되는 단어는 독일어 Sozius로, 파트너나 동료를 뜻하는 동시에 오토바이처럼 앞뒤로 앉는 탈것에서는 운전자 뒤에 타는 ‘동승자’를 가리킨다. 동승자는 직접 방향을 결정하거나 운전하지 않지만 운전자와 같은 속도로 이동하며, 그의 어깨너머로 풍경을 바라본다. 완전히 수동적인 관찰자도, 그렇다고 주도적인 참여자도 아닌 묘한 위치에 놓인 존재다.
BLESS는 여기에 ‘과정’이나 ‘변화’를 나타내는 독일어 어미 -ierung을 결합해 Soziusierung, 즉 ‘동승자가 되어가는 과정’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낸다. 이를 단순히 누군가와 함께 이동한다는 의미로만 볼 필요는 없다. 누군가의 옆이나 뒤에 머무르며 같은 환경을 경험하고, 관찰과 참여 사이를 오가는 관계 자체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BLESS N°81에서 이 개념은 Phileas의 업무 공간을 다시 설계하는 방식과 맞닿아 있다. 사무실을 각자의 책상에 고립된 장소가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를 바라보고, 가까워지고, 때로는 자연스럽게 개입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 투명성, 그리고 관계가 형성되는 방식을 탐구한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Soziusierung이 독일어의 Sozialisierung, 즉 ‘사회화’를 연상시킨다는 데 있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사회화’라고 번역하면 BLESS가 의도한 Sozius의 이미지가 사라진다. 이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것은 거대한 사회 속에 편입되는 과정이 아니라, 한 사람의 곁에 올라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관찰자가 점차 동행자가 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Soziusierung은 한국어로 직역하기보다 ‘동승자 되기’, 혹은 조금 더 의미를 살려 ‘관찰자에서 동행자로’라고 이해하는 편이 BLESS가 만든 개념에 가장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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